[경제 ... 또 다시 ...] 경제가 문제이긴하겠지만 ...
벌써 십몇년을 IT 밥을 먹고 살았다....
다른 쪽의 일을 해보기도 했다. 잠시 아주 짧게나마, 영업도 경험을 했고, 기획 업무도 경험을 했다.
흠 ....
요즘 들어, 아니 사실은 이미 몇년전부터 주변에 헤드헌팅을 하고 있는 선배나 친구들이 직장을 추천하거나, 이직 생각을 물어올 때
난 첫 번째 조건을 제시한다.
그 회사는 "갑"이냐는 것이다.
난 지금도 "을" 또는 "병", "정"의 위치에 있다.
지금은 대부분은 "을"의 위치에 있지만, 암튼 ... 최대 "정"까지 해보았다.
왜 "갑"을 생각하냐고????
아니면 왜 "갑"으로 가고 싶냐고????
간단하다.
"갑"은 "을"보다 편하다. 이 이야기는 "갑"은 "을"보다 마음이 편하다.
물론 "갑"들이 들으면 어이없는 소리라 할테다. 왜냐하면 그들은 또 그들 나름의 "갑"이 있고, 그리고 그들의 스트레스가 내가 받는 스트레스보다 작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하지만 이직을 하려면 "갑"으로 가고 싶다.
몇몇 가지 단편적인 이야기로 극단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 같지만...
내가 겪은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면 ....
대다수의 "갑"의 사이트에서 업무를 수행한다. 실제로는 프로젝트라 부르는 한시적인 업무이다. 그 프로젝트가 종료가 되면, 그 사이트에서 나오는 아마 그 때까지는 "갑" 회사의 계약직과 같은 신분일 수도 있겠다.
프로젝트 수행 시 ...
일단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10명이 10개월을 일을 하면 간단 수치로 볼 때 100 M/M (Man / Month) 이다.
이 구조를 수주할 때 적정 비율의 예산을 삭감하거나 저가로 수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혹은 단가를 맞추어서 회사의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대략 15 ~ 20% 정도를 줄인다. "갑"이 요구하지 않아도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럼 80 ~ 85 M/M가 된다. 이미 우리는 프로젝트의 수주와 동시에 야근을 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
그런데 또 다시 그렇게 줄어든 M/M에서 조금 단가가 비싼 개발자, 설계자, 분석자들을 빼고-쉽게 말해 경험이 많아서 초급자의 1.5배 이상의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 대신 초급자를 집어넣는다.
그럼 똑같은 85M/M라 해도 실제는 한 10M/M 정도는 다시 깍아야 한다. 왜냐구???? 초급자를 감독만 하는가??
아니다. 그들에게 업무를 가르쳐야 한다. 결국 그위의 상급자나 고참들의 업무 시간이 늘어난다.
그럼 이제 70 ~ 75M/M 정도가 된다. 여기서 또 다시 야근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늘어난다.
자 이제 방법은 적당한 야근과 업무의 강도를 높여서 제 때에 업무를 끝내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행착오의 발생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분석 및 설계 단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갑", 고객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요구사항 분석 정의서나 기타 분석을 위한 갖가지 산출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고객은 이 산출물을 면밀히 검토하고 또 원하는 방향과 의견을 개진해서 설계 이전에 정확한 요구사항을 "을"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내 생각에 분석과 설계만 제대로 되어도, 위에서 빠져버인 M/M의 일부가 보충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은 ?????
이 단계에 적극적인 참여가 없다. 일단 자신의 고유의 업무가 매우 바쁘다는 이야기.... 그리고 봐도 잘 모르겠다는 ....
물론 실체가 없는 분석과 설계 단계의 산출물을 고객이 다 이해하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이 단계에 - 난 대부분이 이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토타이핑이라는 단계를 거친다.
정확하게 그 모습 그대로 구현이 된다기 보다는 이러한 형태가 될 것입니다. 라는 중간 보고 형태의 대략의 레이아웃 설명이다.
어찌되었던 이렇게 해서 분석과 설계 단계가 지나간다. 그런 다름은 실제 시스템의 구축이건 혹은 컨설팅의 To-Be 모델의 설계이건 실제 업무가 진행되는 단계를 맞이한다.
이 단계를 거쳐서 검증(테스트) 단계를 수행하고, 최종 인수인계 또는 배포 단계를 수행한다.
자 이렇게 해서 하나의 프로젝트가 종료된다.
문제는 개발 단계 막바지와 검증의 단계이다.
이 단계들에서 대략의 실체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면 고객은 그 때부터 수많은 아이디어, 요구사항을 쏟아놓기 시작한다.
때로는 설계를 변경해야 할 정도의 심대한 사항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다.
여기서 이제 철야근무라는 것이 발생한다.
실제 결정을 해달라고 혹은 요구사항을 달라는 이야기를 줄기차게 하는 단계에서는 대다수 침묵으로 일관하지만, 혹은 추상적인 표현에 그치지만, 대략의 실체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제부터 야근과 철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 하지 않으면 안되는 필수가 되어버린다.
여기서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품질이다.
사람의 집중력, 체력의 한계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부터 대충 그 당시만 넘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산출물들이 발생한다.
흔히 개발자라고 불리우는 인력들 역시 자포자기 심정으로 자신의 자존심을 버리고 성능이나 버그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빠지기 시작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렇게 일을 하다보면 "갑" 역시 야근이나 가끔은 철야에 동참하기도 한다.
"갑"은 여기서부터 "을"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꾼다. 야근하고 철야를 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고, 열심히 한다.
결국 "갑"은 유사한 다른 IT 프로젝트에서도 "을"들이 야근을 하지 않고, 철야를 하지 않으면, 근무 태도가 나쁘다고 인식을 해버린다.
문제는 이러한 관행(?)이 지금까지의 프로젝트의 대다수 방식이고, 또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왜냐???
이제 1년 짜리 프로젝트는 혹은 그 이상이 되는 프로젝트는 몇 백억 이상의 단위를 넘지 않는 한 발생하지 않는다.
대부분 6개월 정도의 시간 좀 길면 8개월이다.
당연히 보다 많은 사람이 투입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더 적은 인력이 필요하며, 위에서 말한 관행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120M/M의 업무를 70M/M 정도에서 계약을 하고 나머지 50여 M/M는 참여한 인력의 개인 시간과 맞바꾸고 있으며, 고객은 당연하게 생각을 한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누적이 되고 있다.
이래도 IT가 한국 산업의 성장동력인가????
우리의 IT 수출의 대부분을 보자....
서비스의 수출인가?? 아니다. 대부분은 상품의 수출이다. 그 상품도 우리가 잘 아는 반도체, 휴대 전화 등 물리적인 상품이다.
서비스, 소프트웨어처럼 지적인 수준의 상품이 아닌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회계 마감은 6월이다. 2009년 6월 기점으로 예상 매출은 대략 650억불 정도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 총액은 약 3500억불정도이다.
구글의 매출액은 (2007년 기준) 약 십억불 정도이며, 현재 기준의 시가총액은 약 천억불 정도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은 약 70조원 정도이며, 시가총액은 1030억불 정도이다.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제대로 된 돈을 지불받으며,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
IT가 성장동력이 되려면 산업구조가 바뀌어야 하고, 개인의 희생이 마치 업무의 달인인 것처럼 생각하는 시대가 가야한다.
허울 좋은 개발자, IT 엔지니어라는 말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으려면.....